정율성과 백선엽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8/22
정율성과 백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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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이라는 인물이 별안간 화제다. 입만 열면 뭐 저런 꽉 막힌 사람이 있나 싶은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또 한 번 정율성이라는 이름의 샅바를 쥐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면서 중국의 ‘3대 음악가’로, 또 중국인으로 평생을 살았던 사람이다. 광주시가 수십억을 들여 정율성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하자 여기에 쌍심지를 돋운 것이다. 반면 강기정 시장에 따르면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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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장관이 “중국인 돈 벌자고 국가 정체성을 버린단 말이냐.”고 재반박한 모양인데 일단 그는 ‘국가 정체성’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헌법에서 보듯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에서 그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바, 항일 독립운동에 정통성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든 일본 제국주의를 위해 복무했던 이들을 ‘척결’할 수는 없다 해도, 그 사실을 기록하고 공유하며 반성의 여지를 지속적으로 가다듬을 의무도 있다. 그것이 ‘국가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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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훈부 장관 박민식은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백선엽 장군 관련 안장 정보에서 ‘무공훈장(태극) 수여자’와 함께 기록됐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박민식 장관은 이렇게 일갈했다.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복무할 당시 나이가 22살이었다..... 그 당시 만주에는 독립군이 없었고 거기 있던 사람들은 항일하던 중국인 내지는 비적들이었다.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데 장관직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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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간도 특설대’가 창설된 이유만 보아도 박민식 장관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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