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취준생의 꿈
2022/02/03
열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써서 세지 못하는 수만큼의 지원서를 넣어도 '최종합격' 네 글자를 보기가 어려운 시대라고 했다. 졸업장에 등 떠밀려 나온 취준시장에서 나는 고작 4개의 지원서만 간신히 썼다. 지원동기, 직무역량, 입사 후 포부 같은 전형적인 자기소개서 질문들에 대답하기 전에 '내가 공부했던 게 이 일에서 쓰일 수 있을까?', '근데 이 회사를 내가 과연 갈 수 있긴 할까?', '만약 간다 해도 후회하지는 않을까?'와 같은 물음표에 짓눌려 있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산다고 버둥거리며 살았는데도 지금의 모습이 한없이 작아보여 새벽 늦게까지 두려움에 떨던 밤도 있었다. 나를 받아줄 곳이 어디에도 없으면 어떡하지. 갑자기 너무나 혹독하게 느껴지는 현실에서 최대한 도망쳐 도착한 곳은 겨우 내 방 매트릭스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