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2023/11/09
앙시앵레짐에 대한 보수적인 발상은 앞선 예에서처럼 위기를 새로운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보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 체제가 가리키는 방향을 믿고 따라가면 결국엔 큰 보상을 안기기도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성공적인 체계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그 패러다임이 제시하는 필연적인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 유능한 과학자라면 어떤 체계의 그 필연적 결과(새로운 이론일수도 있고 새로운 현상일수도 있다.)가 무엇인지를 항상 탐구한다. 그 결과가 사실로 밝혀지면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위대한 업적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그 필연적 결과가 틀린 것을 증명한다면? 그렇다면 원래의 패러다임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또한 과학자들이 아주 좋아하는 결과이다. 한 패러다임의 위기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탄생을 재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패러다임의 필연적인 결과를 추구하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학문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시대적인 한계가 작동하면 오랜 세월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연적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끈기와 인내, 그리고 집요함이 필요하다.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는 과학자들이 왜 저런 일에 매달릴까, 국가가 왜 세금을 들여 저런 설비를 지어줘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과학의 내적 발전 메커니즘이라는 측면에서 따져보자면 과학자들에게 어떤 패러다임의 필연적인 결과란 마치 지구를 끝까지 항해하면 원래 위치로 되돌아온다는 사실과도 같다. 가장 먼저 소개할 일반상대성이론도 딱 그런 경우였다.
   
일반상대성이론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 GR)은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특수상대성이론(Special Theory of Relativity)를 일반화한 이론이다. 상대성이론이란 한 마디로 움직이는 사람이 정지한 사람과 똑같이 자연을 기술할 것인가에 관한 이론이다.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딸 머피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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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물리학자입니다(jongphil7@gmail.com). 유튜브 채널 “이종필의 과학TV”(https://c11.kr/1baom)도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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