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는 분자 수를 세어 본다.
2023/08/06
매일 전쟁같은 하루를 보내고 잠 들기전 와인 한 잔을 한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많고 다양하다. 나는 어떤 특정한 숫자를 상상한다. 그 수를 떠올리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왜냐하면 그 수가 너무나 거대하기 때문이다. 이 수 앞에서는 모든 것들이 무력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지금 와인을 한 잔 하고 있었다. 병의 뒷면에 알코올 9%라고 적혀있다. 700ml의 와인병에 에탄올 63ml가 들어 있는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물과 당분, 비타민, 유기산, 각종 미네랄, 폴리페놀을 포함한 수백 종의 페놀성 화학물질이 637ml을 차지한다. 그러니까 63ml안에 들어 있는 에탄올 분자가 몇 개 있는지 계산하는 것이다.
어떤 물질의 양을 가늠하는 경우 편의상 단위 ( Unit )와 보조 기호( Symbol )가 사용된다. 단위는 관찰 대상과 특징으로 여러 이름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보자. 질량의 경우 킬로그램(kg)을 사용한다. 길이는 미터(m)이다. 기준이 되는 단위가 있으면 모든 사물의 크기와 질량 같은 일반적인 성질을 측정하거나 가늠할 수 있다. 처음에는 사물에 대한 인식과 소통의 기준이었다. 점점 삶의 영역이 확장되며 다른 문화와 물질의 거래가 이루어졌고 이런 단위의 도량형 통일은 중요해졌다. 특히 과학에서는 통일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다. 미터나 킬로그램처럼 과학에서 표준 단위를 정했지만 모든 곳에 적용되지 않는다. 서구권에서 아직도 사용하는 온스(Oz)나 파운드(lb)를 질량 단위로 사용한다. 길이의 단위로 여전히 야드(Yd)를 사용하기도 한다. 단위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또 어떤 단위가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화폐단위다. 화폐도 국제 표준 단위로 정해져 있다. 미국의 달러($)나 한국의 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빼곡한 숫자와 단위, 계산이 글을 누비고 있지만, 아주 감수성 진한 에세이기도 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공대를 나왔더니 초반엔 이런 식으로 수시로 어림셈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꽤 많았는데, 미디어 쪽으로 왔더니 확 줄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기자들은 취재할 때 현장 가면 현장 자체를 묘사해야 할 때를 대비해 본능적으로 우선 사람 수, 공간 크기 등을 빨리 어림해 기록해 두는 습관이 있는데(다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만..), 가끔은 그 일도 공학에서의 빠른 계산과 취지 정도는 비슷할 때도 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좋은 묘사, 에두르지 않는 생생한 전달의 힘은 결국 자세히 따지고 집요하게 기록해 두는 데에서 나오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다 보니 엉뚱한 감상 같기도 합니다만 글 보니 문득 생각이 나서 적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빼곡한 숫자와 단위, 계산이 글을 누비고 있지만, 아주 감수성 진한 에세이기도 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공대를 나왔더니 초반엔 이런 식으로 수시로 어림셈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꽤 많았는데, 미디어 쪽으로 왔더니 확 줄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기자들은 취재할 때 현장 가면 현장 자체를 묘사해야 할 때를 대비해 본능적으로 우선 사람 수, 공간 크기 등을 빨리 어림해 기록해 두는 습관이 있는데(다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만..), 가끔은 그 일도 공학에서의 빠른 계산과 취지 정도는 비슷할 때도 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좋은 묘사, 에두르지 않는 생생한 전달의 힘은 결국 자세히 따지고 집요하게 기록해 두는 데에서 나오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다 보니 엉뚱한 감상 같기도 합니다만 글 보니 문득 생각이 나서 적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