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남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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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7
📢공익허브는 매주 월요일 '미션 100'을 연재합니다. 한국사회에 필요한 제도적 변화 100가지를 이야기합니다.

10년 전 그날은 유독 날씨가 궂었습니다. 당시 저는 끝이 보이지 않는 취업 준비에 지쳐 있었는데요. 돈도 없고 갈 곳도 없던 백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서울 충무로의 한 영화관이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탓에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극장에는 뜻밖에도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관객들이 영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시네필’ 대학생들까지 다양한 얼굴들을 마주하니, 가라앉아 있던 제 마음에도 활기가 찾아오는 것 같았죠. 기분 좋게 영화를 관람하고 극장을 나섰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대한극장 66년 역사, 이젠 안녕

이렇듯 저마다의 추억이 깃든 충무로의 상징 ‘대한극장’이 개관 66년 만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넷플릭스가 대표하는 OTT의 출현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면서 극장가에는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나마 대기업 계열의 멀티플렉스는 어려운 시기를 버틸 체력이 있었지만, 여력이 없는 작은 극장들은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죠. 대한극장도 끝내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고요.   
사진: 대한극장 홈페이지
꼭 한 시대가 저무는 것만 같은 씁쓸한 단면의 반대편에선 아이러니하게도 기쁨의 축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지난 5월 15일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겁니다. <범죄도시4>는 영화 <파묘>에 이은 올해 두번째 ‘1000만 영화’인데요.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중 1편을 제외한 2~4편이 모두 관객수 10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면서 ‘트리플천만’이라는 대기록까지 달성했습니다.  


대기록 달성한 <범죄도시4>와 빈익빈 부익부   

전세계 영화 산업이 전염병의 후유증과 뉴미디어의 등장에 고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영화의 선전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범죄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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