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찾아서 3 - 문명어와 문화어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8/18
출처 - 픽사베이
교육계를 중심으로 낮은‘문해력’이 문제가 된 지도 꽤 되었다. 문해력이 낮아진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낮은 문해력은 학생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있지만 맞는 답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독서량으로 연결하지만,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공공도서관의 수가 늘었고 기능 확대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책의 판매와 독서량을 연결하여 답을 얻는 것은 오류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현재의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제대로 직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유전적 형질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말은 쉽게 구분하면 ‘문화어’와 ‘문명어’로 가를 수 있다. 말이 문명적 사물과 현상에서 태어났는가, 문화적 사물과 현상에서 태어났는가로 구분하는 것이다. 문화와 문명이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가를 먼저 구분해야 하는데, 일단은 말을 만들어낸 사물의 탄생이 자연적인가 과학기술적인가로 구분하는 것이 좋겠다.   

오스발트 슈펭글러(1880∼1936)는 『서구의 몰락』에서 “문화인은 내부를 향해 힘을 쏟고 문명인은 외부를 향해 힘을 쏟는다.”고 썼다. 현재의 문명은 ‘외...
천세진
천세진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119
팔로워 348
팔로잉 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