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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elec · 선거를 봅시다
2023/11/25
보통 1979~1980년의 전두환 연기를 한다면 가장 잘 떠올리게 되는 것이 제4공화국의 박용식과 제5공화국의 이덕화인데(물론 26년의 장광, 정종준의 코리아게이트도 있긴 한데 솔직히 이들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이 둘의 이미지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존재했다.

박용식은  박정희나 차지철 앞에서는 순한 양으로 가끔은 코믹한 모습까지 보여주면서도 10.26 이후로는 하나회를 동원해 반란을 일으키고, 정적이 될 수 있는 김종필과 강창성을 제거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5공화국의 이덕화는 방영 이후 전두환 팬클럽까지 생겼다는 보도로 대표되듯이, 10.26부터 12.12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고, 과감하며, 또 잔혹한 결정들을 통해 조직(하나회)을 통제하고 카리스마적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황정민의 전두환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황정민의 전두환은 오히려 처음부터 끝까지 조직폭력배 1에 가까운 인상을 남긴다. 황정민과 여타 배우들이 군복을 벗고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전차와 장갑차는 봉고차로 또 총기는 도검류로 바꿔버린다면, 서울의 봄은 군사반란을 다룬 역사적 영화가 아니라 한 무리의 폭력배들을 다룬 영화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황정민의 전두환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열하며, 사악하다. 과감한 결단을 내리면서도 곧바로 이어지는 장면을 통해 그의 결정은 조직의 대의를 위함이 아닌, 철저히 자신의 이익만을 위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마지막 장면으로 증폭된다.

그렇기 때문에 황정민의 전두환은 박용식도, 이덕화도 아닌 새로운 전두환의 상을 만들고, 전두환 연기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것이다. 악의 집합체 그 자체로서 등장한 전두환은 거리낌없이 결단하며, 사악한 면모들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그가 키우고 육성해낸 하나회와 보안사 인원들 또한 그 속성을 이어받으나, 그 정도가 전두환만은 아니다. 그나마 비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허화평 역 정도일 것이다. 보면 안다.

여지껏 12.12를 다룬 매체에서는 반란군의 행태에 대해 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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