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을 찾습니다

김경주
김경주 · 오래 마음에 남을 이야기를 쓰고싶어요
2023/11/28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왜그렇게 설레며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았는지 모르겠어요. 
소풍이나 운동회 전날이면 반 친구들과 새로운 활동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빨리 아침이 오길 기다렸고,
명절이 다가올 즈음이면 북적거리며 음식을 준비하고 친척 어른들과 사촌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며 하루 하루 날짜를 꼽았었어요.
중 고등학교 때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친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사먹고 영화를 보거나 만화책을 보러 갈 생각에 설렜었고,
대학교 시절엔 방학이 다가오면 낯선 나라에서 우리와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과 함께 할 배낭여행을 준비하며 마냥 설렜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혼자서 애태우다 허망하게 끝나버린 짝사랑에도,
오랫동안 밀당 아닌 밀당을 주고 받다 어렵게 시작하게 된 첫 연애에도
마치 심장이 터질 것처럼 설렜던 순간들이 무수히 많았었구요. 
심지어 첫 직장에 출근하던 첫날에도 두렵지만 분명 설레는 기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사회인으로서 저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 지, 그곳에서 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 하면서요..
그런데, 얼마 전 책을 읽다가 설렌다는 표현을 보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설레는 마음을 느껴본 게 언제였지?'
마지막으로 뭔가에 설렜던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 해보려고 했지만,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 거였어요.
대체 얼마나 오래 설렘을 느껴본 적이 없었으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건지, 적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며칠 후 만난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당연하다는 듯 그러더군요.
우리 나이엔 설레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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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사랑하고 푸른 바다를 그리워하며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착하게 살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작은 선의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랑과 나눔과 오래 읽혀질 좋은 글을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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