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레트로 ⑤> 나의 자랑스러운 ‘단독 기사’-창경원 홍학 上

정숭호
정숭호 인증된 계정 · 젊어서는 기자, 지금은 퇴직 기자
2023/11/02
서울랜드 동물원 홍학.(행복한 은남매 하우스 님 블로그)
사진은 과천에 있는 서울랜드 동물원 홍학이다. 아이디가 '행복한 은남매 하우스'인 분이 자기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다. 40년 전쯤 한국일보 사회부 말단 경찰기자로서 동대문경찰서를 출입하던 나는 홍학을 소재로 ‘단독 기사’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그 무렵 나와 함께 동대문경찰서를 출입하던 다른 회사 동료 몇몇이 이 기사를 부러워한 건 사실이나, 여느 단독 혹은 특종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을 혼자, 먼저 다룬 건 아니다. ‘재미난 읽을거리’였고,혼자 썼다고 해서 자랑할 것도 아닌 기사였다. 이 정도 추억이야 제대로 된 기자라면 누구에겐 없을까마는, 이 기사가 신문에 실리기 전까지 몇몇 풍경과 그 속의 인물들이 떠올라 적어놓고 싶었다. 그게 ‘나의 레트로’일 테니까….
   
홍학 이야기를 하기 전에 비슷한 무렵에 신문에 실린 나의 다른 자랑스러운 ‘단독 기사’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어서다.
   
동대문경찰서를 출입할 때‘ 취미’가 둘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탐정소설 읽기였다. (다른 취미는 물론 동대문경찰서 형사계장이자 민완형사인 길통이 소개해준 세운상가 오디오전문점 ○○사에 들러 첨단 외제 오디오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경찰서와 종합병원 응급실과 시체실, 대학교, 시장 등등 이야깃거리가 있을 만한 곳을 돌아다니다가 기자실에 들어오면 긴 의자에 드러누워 탐정소설을 꺼내 읽었다. 어떤 날은 종로-청량리-태능까지인 관할 구역(나와바리-일본말)을 최소 두 바퀴는 ‘뺑뺑이 치며’ 돌아다녀야 하는 기본(루틴-영어)적 책무도 저버리고 아침부터 기자실에 들어박혀 전날 늦은 밤까지 집에서 읽다가 접어놓은 곳을 다시펼쳤다. 누가 봐도 ‘팽팽’ 노는, 게으른 기자 모습이었다.
   
추리소설에 대한 내 갈망을 달래주려고 그랬는지 때마침 동서출판사에서 ‘동서추리문고’라는 추리소설 시리즈를 내놓았다. 또 삼중당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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