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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3/20
1. 미국에서 경험한 인종차별

“아시아인들은 너무 시끄러워. 발음도 이상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중국인 통역사를 데려다 줄까?“

다른 직원들이 말려서 그는 말을 멈추었지만 인종차별을 처음 겪어본 입장에서는 손이 떨리는 일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해당 직원의 명찰을 확인하고 이름을 적고 있는데 다른 직원이 총괄매니저는 이미 퇴근했으니 내일 다시 와서 환불을 요청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인종차별은 처음이라

지난 2월 미국 여행에서 전 인종차별을 경험했어요. 아시아인을 향한 노골적인 욕이나 (욕을 했어도 못 알아들었을지도...) 더 과격한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인들을 모두 중국인이라는 전제 하에 영어발음을 비웃고 항의하는 모습을 비아냥대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당하는 일이라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프리카계 사람들 사이에서 손에 난 땀을 닦으며 내일 다시 오겠다고 하고 가려던 순간 아시아계 운전수가 다가왔어요. 베트남에서 왔고 이 일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항의하라고 이야기했어요. 사실 이 일로 여행 일정을 반나절 날리기도 했고 영어도 잘 못해서 환불 해주면 받고 안 해주면 그냥 잊으려고 했던 저는 그의 말을 듣고 다시 생각했어요. 이걸 여기서 그만두면 다른 아시아인이 똑같은 일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번역기와 사전을 동원해 최대한 꼼꼼하게 있었던 일과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글을 써서 저장해두었습니다. 

다음날 만난 히스패닉계 총괄매니저는 거듭 사과한 후 이 일을 본사에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어요. 피해자가 직접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어제 써둔 글을 다시 확인하고 본사로 보냈어요. 그리고 2월 중순에 메일을 받았습니다. 고객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으며 예기치 못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는 말과 함께 보상 절차 진행을 위해 해당 은행의 스위프트 코드를 알려달라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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