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록과 기억들 - 한 서점이 기록한 5.18의 역사
2024/05/19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44년이 됐다. 이 때 죽어간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41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만, 죽어갔던 그들이 열망한 ‘민주화’가 늦게나마 이루어졌다는 점으로 보자면, 이 날은 민주화를 기념할 ‘41주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신군부세력의 수장이었던 전두환씨를 비롯한 학살자들이 사죄를 하지 않는 이상, 이 기념일은 계속 반쪽자리 기념일이겠지만(물론 사죄한 분들도 콩나듯 있습니다만).
서론을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오늘 서평의 주인공인 책 「녹두서점의 오월」 때문이다. 이 책의 집필자들은 모두 5.18 유공자다. 이 책의 집필자들의 가족 역시도 5.18 유공자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수 많은 이름들 모두 5.18 항쟁 당시 죽었거나, 혹은 실종되었거나, 혹은 살았으나 고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혹은 5.18 피해자의 유족들이다.
뉴스에서 5.18에 대해 가타부타 떠들어댄들, 당시의 피해자들 증언만큼 사실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 내가 아무리 5.18 관련 현장을 답사한다 한들, 당시의 피해자들이 겪었던 참상을 1%라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을까? 아마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을 집필한 공동집필자들의 상황일지를 하나로 모으면,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이 어땠었는지, 그야말로 카메라로 쭉 찍은 것 마냥 이어진다.
5.18 민주화운동은 왜 일어났나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선, 왜 그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1979년 10월 26일 밤, 궁정동 중정 안가에서 군사독재를 이어가던 대통령 박정희가 살해되었다.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은, 이제 제대로된 민주국가가 들어설 것이라 희망하였지만, 그 희망은 전두환을 필두로한 신군부 세력에 의해 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