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우
서형우 · MZ문인
2024/05/23
선거 전날 밤, 안산시 상록구의 한 빌라에서 발견한 안 찾아간 선거 공보물 무더기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회를 바라보자는 평범한 미디어는 좋은 취지의 미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기사를 통해 성찰이 필요하시다고 느껴집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도록 하는 권력자 집단들의 무책임한 공모와 그것을 만들어내는 구조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문제의식은 배제된 채,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만 다룬다면, 결론적으로 평범한 미디어를 평이한 미디어만으로 만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사의 논조는 심히 유감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을 탓하며 정치적 무관심을 시민의 탓만으로 돌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투표에 참여한 비율이 높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확인은 해보셨는지요? 그런 고민 없이, 그냥 무효표를 내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아주 재미있게 하면 언론 매체가 주목할 것이라고 말해버린 것 같아 유감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그런 걸 언론에서 다룬 적이 있는 걸 보셨는지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양당이 하는 짓거리보다 허경영이 하는 짓이 차라리 덜 코미디라는 심정으로 허경영당을 찍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허경영당의 지지율은 얼마이며, 그 당을 찍은 사람은 어떤 심정으로 그것을 찍었는지 주목하는 기사 한 번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선택을 정말 후회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거기로 갔던 제 표가 허경영이란 인간의 사기 행각에 도움이 된 측면이 있으니까요. 제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 식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무개념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있지도 않을 상황들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저는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시민을 훈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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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은 정당한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정당한 것을 MZ의 감성으로 풀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있습니다. 개개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사회의 공론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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