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시험 치는 날

박주얼
박주얼 · 미국 소아과 의사
2024/03/27
미국 영유아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9개월 차

30년 짧은 인생동안 여기까지 오는데 그동안 치른 시험과 받은 평가들이 몇 개인지 세어보려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저의 첫 시험은 초등학교 1학년때 친 기말고사인데요, 그때부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점수라는 숫자에 얽매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린 사실 훨씬 더 어린 나이부터 평가와 점수를 받기 시작합니다. 우선 태어나자마자 소생술 여부를 판단하는 10점 만점의 APGAR라는 간이 점수를 받죠 (6점 이하 신생아는 통상적으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이동하게 됩니다). 하지만 종이와 연필을 사용해 정밀하게 평가받고 처음으로 점수를 받는 경우는 발달평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에서는 생후 9개월에 첫 발달평가가 이루어지게 되고, 이 평가가 9개월 검진의 주요 목적입니다.

발달 지연을 일찍 발견하고 개입하는 것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영유아건강검진에도 발달평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3차 검진을 할 때 발달평가를 진행합니다. 미국과 다른 점은 생후 9개월에 딱 맞춰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생후 9-12개월 사이에 부모가 원하는 시기에 진행을 하게 됩니다. 9개월 차는 예방접종이 따로 없고 12개월에 여러 백신을 맞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 하려고 생후 12개월에 3차 검진을 하는 부모님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시간 절약은 되겠으나, 만약 발달이 염려가 된다면 9개월에 좀 더 일찍 검진을 받는 것이 좋겠죠?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발달평가 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미국에서는 ASQ-3 (Ages and Stages Questionnaire 3)라는 도구를 제일 흔하게 사용하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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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수련중인 전공의 박주얼입니다. 한국의 의료와 미국의 의료, 두 시스템 사이에서 느낀 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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