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기가 실타

파란돌 · 가장 편안한 것을 찾아서
2023/06/21
어제 비가 온다고 어머니가 고구마 순을 잘라서 준비했다. 그제 내가 파 놓은 고랑을 보고 어머니는 "잘 했네."하고 똑똑히 말을 하셨다.
저녁을 차려 먹고 청에 누워서 유튜버 영상을 들으며 깜박 잠이 들었는데 그때까지 노인네가 나오지 않았다. 가보니 심지 않은 고구마 순이 전기차 발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뭐 해요. 얼른 나오지."
"거, 순이나 이리 좀 조라."
고구마 순을 고랑에 펼쳐 놓기라도 하래서 몇 개 펼쳐 놓고 나도 호미를 들고 심기 시작했다.
비가 오기로 했는데 먹구름만 꿈틀대지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는다. 오늘 고친 분무기를 가져와서 물을 줬다. 경운기 위에 새로 놓은 분무기는 호스를 빼고 모두 36만원이 들었다. 경운기는 아버지가 있을 때부터 있었으니 족히 30년은 된 듯하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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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나를 마흔넷에 낳았다. 그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컸다. 이제 94세 되신 어머니와 50인 내가 함께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뼈마디가 쑤셔서 나오는 신음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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