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학입시 폐지와 추첨제가 지속 가능한가?

이건주
이건주 · 교사. 문학연구자.
2024/04/28
한국의 세계적 교육력과 다원적 대입제도

최근 김누리 교수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유럽식의 대학입시 폐지와 추첨제를 주장했다. 독일은 90% 이상 합격하는 고등학교 졸업 시험인 이비투어만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를 원하는 때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독일의 아비투어를 대학 입시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의학과나 심리학과 등 경쟁적인 대학 학과 입시에 아비투어 성적이 반영되므로 대학 입시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독일 학생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진학 학교(Gymnasium)와 직업 학교(Realschule)로 분리되므로 대학 입시 경쟁이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한편, 김 교수는 프랑스도 바칼로레아라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이자 대학 입학 자격시험만 본다면서, 우리나라처럼 대학 서열화가 있는 나라는 주로 영미권 국가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교수의 말과 달리 프랑스는 일반 공립 대학교(Université)와 각 분야의 최고위직 인사들을 배출해 온 그랑제콜(Grandes Écoles)로 구분되어 있다. 그랑제꼴은 바칼로레아 합격자 가운데 2년의 그랑제콜 준비반 교육과정을 추가로 수료해야 입학할 수 있고, 소수정예 경쟁선발을 통한 우수 인재 육성과정을 지향한다.

김 교수의 말이 모두 맞다고 해도 유럽 교육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교육의 세계적 표준은 유럽도 영미권도 아니고, 바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 교육을 우리보다 뒤떨어진지 오래인 유럽식으로 바꾸는 것이 과연 한국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지 의문이 든다.

지금 한국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K-대학 입시도 한류(韓流) 의 하나로 세계시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진보든 보수든 현재 한국의 교육을 완전한 실패로 규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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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국어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 [김수영의 다원주의 시론 연구](2021) 발표. 『K-대학입시』(2024) 저자. [학교나침반] 네이버 카페 운영자. [학교나침반TV] 유튜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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