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도, 결국 막장이다

이승원
이승원 인증된 계정 · 글과 술을 같은 비율로 좋아하는 사람
2023/10/04

234년 미 의회 사상 첫 하원의장 퇴출
공화 강경파 주도…’트럼프 지지와 관종’ 사이
공화당 ‘내분’ 직행… 민주당 ‘꽃놀이패’
NYT “퇴출 주도한 악랄한 의원, 위상 확고히 해”
문정인 “1.6의회 폭동 이은 美민주주의 실패 단면”


지난 1월 캘리포니아에 몇 주간 머물렀다. 당시 미국 서부에서 태어나 50년 이상을 그 지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온 한 지인과 얘기를 나누던 중 그가 (놀랍게도) 트럼프 지지자라는 걸 알았다. 민주당 텃세가 가장 센 바로 그곳 캘리포니아에서. 그는 며칠 동안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하원의장 선출이 안 되고 있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말을 수 차례 읊조리듯 반복했다. 실제, 무려 나흘간 15차례의 투표 끝에 케빈 매카시(공화당)가 하원의장으로 선출(1월7일)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고작 269일만에 그의 직함 앞에 '전직'이라는 단어가 붙게 됐다. 매카시는 남북전쟁 이후 가장 오래 걸렸다는 하원의장 선출 과정을 거쳐, 최단기 하원의장이라는 불명예까지 얻게 된 것이다. 그는 산고 끝 옥동자라기 보다 끝내 ‘불명예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234년 미국 의회 역사에서 하원의장이 해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초로 해임된 케빈 매카시 전(前) 하원의장(가운데)이 워싱턴DC 하원 의회를 떠나고 있다. 이날 미국 하원은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전날 제출한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AP/연합


#. 워싱턴에서 무슨 일이?

미국에서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권력순위 3위인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됐다. 미 하원은 10월 3일 전체회의를 열고 찬성 216표 - 반대 210표로 해임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당론으로 '찬성' 입장이었던 민주당 전원과 '반란'을 주도한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 8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초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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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플랜 』 저자, 기자,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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