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디샘
쥬디샘 · 누구에게든 공평한 세상을 바래요
2023/03/29
 
출처: bing.com/images
주로 배우를 보고 영화를 고르는 편이었고 배두나가 출연을 해서 독립영화인지 모르고 사전 정보 없이 보게 된 영화였지만 점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간 한 특성화고(예전의 실업계고)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실화를 다룬 영화다. 더군다나 대학원 시절 불과 몇 개월이지만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기억이 스쳐 가면서 더욱 가슴에 와닿는 영화였다. 그동안 우리가 소홀했던 노동과 인권 문제를 현실적이고도 사실적으로 다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이기에 너무나 충분히 공감이 가서 가슴이 먹먹하다.

만 열여덟 살 춤을 좋아하는 고등학생 소희가 댄스 교습 연습실이 있는 지하에서 나와 계단을 오르는데 밖은 눈이 내리고 소희의 눈에 살며시 눈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살짝 웃음 지었던 그때까진 평범했고 행복한 모습이었던 소희가 학교의 추천으로 졸업하지도 않은 상태인 9월부터 대기업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가게 되면서부터 얼굴에는 가식적인 웃음을 머금고 일을 해야만 했다.  전문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극한의 '감정노동'을 견뎌내야 하는 심리적 고통이 요구되는 일이다. 하청이긴 해도 대기업이 사실상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보이지 않는 압력 같은 이야기와 소희가 잘 자리를 잡아줘야 후배들에게도 길이 열린다는 실질적인 압박이 함께 공존했기에 그녀는 회사에서 시키는 일에 적응하려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실습생이라는 호칭은 일처리에 대한 유예나 양해가 아니라 급여를 적게 주는 데에만 적용된다. 소희와 다른 실습생들이 배치된 팀은 콜센터 업무 중에도 난이도가 높은 '방어팀'이다. 통신사 약정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해지를 못하도록 '방어'하는 게 주임무다. 해지할 결심을 하고 상담하는 이들을 필사적으로 저지해야 하니고역도 이런 고역이 없다. 약간의 인센티브를 걸고 최대한 많이 해지를 막아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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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을 일도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마인드 힐링 강의와 명상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구조 속의 편견을 깨려고 노력하지만 소수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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