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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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er0416 · 문학을 좋아하는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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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명: 소년이 온다 (2014)
  • 저자: 한강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 얇지만 무거운 소설을. 첫 운을 떼기가 너무 망설여져 노트북을 켜두고 우두커니 한참을 앉아 있었다.<소년이 온다>는 5.18 민주화 운동의 실태를 세세히 고발한 소설이다. 에필로그 포함 총 7편의 단편이 옴니버스 방식으로 되어 있다. 각각의 화자는 다르지만 전체를 보면 유기적인 하나의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설은 굉장히 감각적이고 투명하다. 신파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읽는 내내 그 잔혹함에 몸서리를 칠 수밖에 없었다. 때론 사진 한 장, 글 한 줄이 더욱 강력하다. 직접 목격한 것과 같이 생생하게 현장을 살려 내는 작가의 역량이 감탄스럽다.

  줄거리를 간단히 읊자면, 정대는 동호네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 누나 정미와 세들어 살고 있었다. 시위 현장에서 정대는 총을 맞아 죽었고, 이를 동호가 목격한다. 동호는 정대의 시신을 찾으려 희생자들의 시신을 임시로 모아 둔 도청의 강당에서 봉사를 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당시 이들은 중학생 소년에 불과했다. 그리고 선주와 은숙 역시 강당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봉사자로 일하지만, 이들은 고등학생이었다. 은숙은 5.18 후에 출판사 직원으로 일하는 모습이, 선주는 10, 20여 년 후 5.18 민주화운동의 시민군 인터뷰에 응할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소설에 포착된다. 이외에 5.18 시민군에 가담했다가 감옥에 끌려간 김진수와 그 감옥 동료의 삶도 볼 수 있다.

네 잘못이 아니지만, 그렇지만.. 
  그날 살해당한 정대와 동호도,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은숙도, 몇십 여년이 흘렀지만 아직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선주도, 모진 고문과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진수도, 동호와 정대의 가족 모두 피해자다. 당연히 생존자들에게는 책임이 없다. 그러나 친한 친구를, 자식을 잃은 것에 대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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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어머니가 소장하시던 문학 전집의 영향으로 추측됩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퍽 좋아했습니다. 엄청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진 않지만 여러 사람과 문학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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