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육십세
육십세 · 무얼 하건 적당히 대충하지 말라.
2022/06/21
이어달리기




김밥을 말다가 딸아이 전화를 받는다 우리 반이 이어달리기 우승이래,
이건 기적이야! 볶은 당근은 팬 밖으로 나가고 기름을 태워 계란 지단이
까맣고, 사는 일이 대부분 실패인데 이어달리기 우승이 기적이 아니면
뭐가 기적인가 검은 바통 같은 김밥도 줄줄이 이어지지 못하고 옆구리
터져만 가는데·‧· 내가 응원하느라 목이 다 쉬었다니까, 깜빡한 핸드폰
집에 두고 딸아이는 콜렉트 콜 콜렉트 콜 한 방향이 뜨겁다 점심에 김밥
한 줄 이어받고 바통을 받고 아이들 숨은 가빴을 테고 아무것도 아닌 게
참 찬란하지 김밥을 누를수록 속은 꽉 차고 윤이 나고 결승선을 끊은
아이는 바통을 쥐고 털썩, 종아리를 꾹꾹 주무르고, 딸아이가 전한 찬란한
바통 하나, 나도 낮 시간을 야무지게 베어 먹고

- 임지나, 시 '이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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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얼 하건 적당히 대충하지 말라. 열가지를 해야 한다면 스무 가지를 하라. - 데니스 웨이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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