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와 평화시위 이야기(2016)

장성려리
장성려리 · 사진가/르포라이터/프리랜서 기고노동자
2021/11/20
Pentax 67 + Kodak TMAX 100 ©장성려리


역사적으로 국가와 정부, 그리고 지배 계급은 자신들 안위를 위해, 또 권력이 자신들의 손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방법의 '재조화(Re-Synchronization)'를 통해 혁명에 대한 요구를 흡수하고 수동화시키고 무마시키려 한다. 이걸 그람시는 '수동적 혁명(Passive Revolution)' 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아무튼지간에 - 기존의 폭력 시위와는 다른 - '평화 시위' 프레임 또한 그런 재조화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정말 너무 잘 먹혀 들어간 게 이대 본관 점거 시위와 박근혜 정부가 코너에 몰리며 그 과정에서 민중총궐기를 위시하고 일어난 최근의 촛불집회들일 것이다. 둘 다 "우리는 (기존의 폭력시위와는 다른) 평화시위를 한다." 라고 주장했고 스스로의 행위를 '평화' 라고 프레이밍했다.

하지만 애초에 집회나 시위는 남에게 불편함을 주고 일상을 방해하는 성격을 가진, 근본적으로 폭력행위이다. 보도블럭을 깨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것과 촛불을 들고 도로를 행진하는 것은 그 층위나 강도가 (꽤나) 다를 뿐, 폭력행위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집회나 시위의 목적은 그러한 (여러 층위의) 폭력 행위를 통해 'Demonstration' 이라는 말처럼, 자신들의 정치/사회적 주장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회나 시위가 가지는 폭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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