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궁극적 종점은...

월영씨
월영씨 · 정시퇴근언론노동자
2022/11/21
가족을 꾸리고 사는 이들은 식구들에게 관심을 주고 관심을 받기에 대화나 글쓰기의 주제가 어쩔 수 없이 가족인 경우가 잦다. 하지만 나처럼 싱글가구로 사는 이들은(반려동물이 있긴 해도) 대화나 글쓰기의 주제가 가족이기 어렵다보니 결국 나를 소재로 글을 쓰거나 싱글 가구로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떤 이격들이 생기는데, 가족을 꾸리고 사는 이들의 글이나 이야기를 읽거나 듣다보면 확실히 나를 소외하는 과정과 나를 잊고 잃는 과정. 그리고 혈육 관계 안에서 역할에 따른 나의 글과 말이 많고 나 같은 이들은 주로 내 관심사와 내 취미 혹은 나의 반경과 멀지 않은 것에만 집중해 글을 쓰고 말을 한다.

그런 지점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을 꾸리고 사는 이들의 숱한 이야기를 본다. 역으로 그런 글을 볼 때 내가 만약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다면 또 어떤 글을 쓰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마흔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또 내 주변 지인들의 이런 저런 가족사를 듣곤 한다.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딱히 무어라 해줄 말이 없었다. 사실 나는 미혼이다보니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부부의 문제를 잘 알 수 없고 또 자녀의 문제는 더군다나 짐작하기 어렵다. 내 경험에서 겪지 않은 일. 내가 말하는 것들은 대부분 피상적이거나 혹은 책에서 읽었던 것들. 나아가 종교적 가르침에 기반한 원론적인 이야기들 뿐이다.

다만 그런 이야기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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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을 두드리며 밥벌이 한지 어느덧 십 몇년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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