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자락에서

파란하늘 흰구름
파란하늘 흰구름 · 파란하늘 흰구름
2022/08/30
여유를 부리면서 호사를 누리는 주말 아침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신을 차린 뒤 빠르게 세안을 하고 자외선 공격에 대비하여 썬크림을 듬뿍 바른다. 가벼운 옷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물이 담긴 텀블러와 손수건, 간단하게 메모를 할 수 있는 수첩과 볼펜을 담은 가방을 둘러맨다. 마지막으로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어디 멀리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로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산책하러 가기 위한 오래된 습관이자 자연스럽게 형성된 나의 패턴이다. 
주말 아침이라 평일에 비해 도로는 비교적 한산하다. 대로변을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숲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간다. 8월 끝자락이면서 9월 초입이라 그런지 아침 공기가 제법 선선하다. 바로 얼마 전까지 축 쳐져있던 식물들이 싱싱하고 탱탱한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다. 사방은 늦여름 막바지에 초록빛을 더욱 강렬하게 발산하는 것처럼 진초록들로 무성하다. 숲속 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간다. 계단으로 이루어진 빠른 길과 여유롭게 가는 길이 있는데 나는 늘 여유로운 길을 택한다. 무엇보다 급할 게 없고 일주일 사이에 또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도 보고...... 내가 그리 늦은 시간에 나온 것도 아닌데 쉼터에는 이미 부지런한 어르신들이 점령해버린 상태이다. 주변을 둘러본다. 앉아서 벤치에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 분들, 운동기구 앞에서 스트레칭을 하시는 분들, 기구에 몸을 맡긴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운동하시는 분들로 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천천히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간다. 더할 나위 없이 푸르른 나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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