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사법처리”돼야 할 “무법천지”였다고?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2/12
윤석열이 문재인에 대한 정치보복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2019년 서초동 촛불에 대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은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앞에 수만명... 모아서 검찰을 상대로 협박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완전히 무법천지다. 과거 같으면 다 사법처리될 일”이라고 했다. 
   
2016년 촛불의 연장이었고, 무엇보다 미조직된 평범한 대중의 자생적 분출이었던 운동에 대해 명백한 적개심과 탄압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모든 자생적 대중운동이 그렇듯이 당시에 서초동에 모여서 촛불을 들었던 거의 백만에 가까운 사람들 속에는 정치적 혼란과 이질적 요소도 섞여있었지만, 그 핵심에는 한국 국가의 핵심적 억압기구인 검찰권력(과 유착된 족벌언론)에 대한 커다란 반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공포와도 결합돼 있는 그 분노는 오랜 경험과 역사를 통해 축적돼 왔다고 봐야 한다. 비교적 근래에 검찰의 표적이 됐던 당사자들의 몇 가지 증언만 봐도 그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예컨대 2007년에 검찰수사를 받았던 신정아 씨는 이렇게 돌아본다. 
   
“이런 식이면 평생 감방에서 썩게 하겠다고 했다. 나는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앉은 채로 오줌을 싸고 말았다... 진실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차라리 사형이라고 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검찰조사가 끝날 즈음이면 몸이 으스러지도록 피곤에 절어 감방으로 돌아왔다... 마치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멈추지 않을 때가 있었다.” 
   
2010년에 검찰의 표적이 됐던 것은 한명숙 전 총리였다. 검찰은 처음에는 ‘서랍에 넣어준 돈봉투’를 말했다가, 나중에는 ‘호주머니에 찔러준 돈봉투’를, 더 나중에는 ‘의자에 놓았둔 돈봉투’를 말했다. 이 모든 것이 입증에 실패하고 증언이 번복되자, 다른 죄수를 찾아내 73차례 증언 연습을 시켜서 기어이 한명숙을 감옥에 집어넣었다. 
   
2014년에 ‘정윤회 비선실세’ 문건 유출 때문에 청와대에 밉보이게 돼 검찰에 의해서 ‘골드바 수수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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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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