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새로이 알게된 네덜란드 친구가 있다. 그는 나보다 한 살이 어리지만 생각이 성숙하고 키도 정말 크다. 우리가 친해지게 된 이유는 잠시 대학 면접 연습을 위해 들렀던 곳에서 그가 나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날 처음 본 그는 그의 친구를 통해 나와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전했고, 그 당시의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와 그다지 가까워 질 수 없었다. 가끔 연락이 닿으면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그래도 우리가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거라 생각해” 라는 미래의 우연을 가장한 아쉬움이다.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간 그는 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있고, 기회를 본 뒤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는 말을 전했다. 그때 내가 한국에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겠지만, 하여튼 그를 보면 젊음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있는 모습이라 아름답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