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동서 지리적 스케일: 왜 우크라아니 동부는 친러, 서부는 친서방 성향을 갖게 되었을까?
그런데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가 왜 그처럼 정치적으로 극명하게 상충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을까? 물론 우크라나 동부는 러시아에, 서부는 서방에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지리적인 인접성 때문에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가 각각 친러, 친서방 성향을 갖게 되었다는 설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당장 인접국 간에 사이가 극히 나쁘거나 분쟁이 이어지는 경우는 국제사회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지 않은가?
키예프 공국이 13세기에 멸망한 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는 가깝지만 별개의 민족집단으로 분화했다. 훗날 러시아의 모태가 되는 모스크바 대공국을 세운 러시아인과 달리, 우크라이나인은 17세기 후반까지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지배를 받았다. 전투에 능한 우크라이나인들은 17세기 후반에 폴란드-리투아니아 귀족의 압제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카자키라 불리며 용명을 떨쳤던 우크라이나인이었지만, 17세기까지 동유럽 최강국이었던 폴란드-리투아니아를 그들만의 힘으로 당해낼 수는 없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인들은 민족적으로 가까운 데다 정교회 신앙을 공유하는 러시아의 보호를 받기로 했고, 그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폴란드-리투아니아의 지배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러시아의 속국이 되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18세기 중반에 접어들어 자치권을 박탈당한 채 러시아의 완전한 속령이 되었다.
이 때부터 우크라이나는 동부와 서부의 지정학적 스케일에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당시 러시아는 드네프르강 동쪽, 즉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러시아 귀족을 파견하여 직접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