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45] 강을 디자인하다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4/02/02
(1월 31일 한낮에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헤엄치는 수달을 만났습니다. C.신상재)

#수달을 만나는 시간
1월 마지막 날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는 깜짝 뉴스가 있었습니다. 서울시 조류센서스에 참여하던 신상재 선생님이 헤엄치는 수달을 본 것입니다. 수달은 멋진 수염을 자랑하며 유유자적 헤엄치며 강을 가로지르고 있었어요.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놀랍고 반가운 소식에 우리들은 환호했습니다. 드디어 수달을 직접 목격하기까지 한 것입니다. 수달과 만나기까지 노력과 애정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1997년 한강에서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던 수달은 19년만인 2016년 광진교 아래에서 한 마리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한두 군데에서 목격담이 이어졌어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2020년부터 한강 곳곳에서 수달 모니터링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몇 군데에서 수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는데요. 

도심 한복판인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수달이 산다면 어떨까? 정말 근사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달이 살기 좋은 샛강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물길과 습지를 늘리고 덤불과 수목을 관리했으며, 생태성이 높은 구간에는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도록 나무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2021년 초에 수달 똥과 발자국이 여기저기서 보였습니다. 똥을 만지고 냄새를 맡아보며 수달 언니들은 설렘을 가졌어요. 수달을 공부하고, 모니터링하고, 수달이 살기 좋은 강과 숲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시민들이 손길을 보탰습니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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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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