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글리시 세계로부터의 탈출-8_이도저도 안 될 때 하는 생각

정찬용
정찬용 인증된 계정 ·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사람
2023/05/16
원어민과 연인되기 혹은 결혼하기

단어를 아무리 많이 외우고 핵심 표현이나 패턴을 아무리 많이 익혀도 영어 말하기가 되지 않을 때 흔히 하는 생각이 바로 원어민과 사귀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쨌거나 본토 영어 발음에 노출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또 어떻게 해서든 소통을 해보려고 시도를 하게 될 터이니 종국에는 영어로 말하는 능력이 생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원어민 배우자를 둔 한국인들의 영어 실력을 접해 본 사람들은 대개 그들의 낮은 영어 말하기 실력에 매우 놀랍니다. 일단 발음이 콩글리시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문장 구조 같은 것도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심지어 어순마저도 한국어와 똑같이 만들어서 영어를 합니다. 그들의 배우자들이 오히려 그 이상한 영어를 잘 이해하는 수준에 이르러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알고보면 간단합니다. 그들은 원어민 배우자와 영어로 대화를 나눌 때에도 한국식 영어 습관을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어를 이해한다는 것이 오직 한국어로 해석하는 것이어서 원어민 배우자의 영어에 노출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한국어로 번역을 시도하여 이해를 하고 자신이 말을 하는 경우에도 하고자 하는 한국말을 영어로 바꾸어 말을 하며 사는 것이죠.  그래서 이 글 시리즈의 초기에 한국어와의 절연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한국어와의 인연을 끊지 않으면 원어민 배우자와 수십년을 살아도 유창한 영어가 되지 않습니다.
원어민과 사귀거나 결혼을 하여 영어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유일한 케이스는 바로 영어 소리 흉내 내기 훈련과 병행하는 경우입니다.  이 컨셉대로 영어를 하는 것에 집중하는 가운데 매일 수시간 동안 원어민의 영어에 노출되면 어느 날 갑자기 영어 말문이 트입니다. 하고 싶은 말도 영어로 떠오르고 그 떠오른 말은 이미 소리 흉내 내기를 통해 비슷한 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원어민 배우자와 소통도 거의 문제가 없는 수준일 겁니다.  이 모양은 왠지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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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 '대한민국의 미친 엄마들' 등의 저자. 지금도 강남역 인근에서 영어 성공자들 꾸준히 배출 중인 영어 잘하게 만드는 분야 고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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