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동물을 향한 인간의 위선
강렬한 방식으로 동물에 대한 고민을 이끈 작품이다. 2년 전, 채식하겠다며 큰소리 빵빵 쳐놓고 매우 해이해진 시점이었기 때문에 더 직접적으로 와닿았다. 동물을 향한 두셰이코 부인의 사랑과 배려는 숭고했다. 동시에, 동물을 사냥하는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당하는 장면은 하나둘씩 묵직한 경고를 건넸다.
이 작품은 생명을 쉽게 죽이는 인물들의 최후를 그리며 동물 보호를 강조한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인간의 지독한 위선이다. 마을은 사냥꾼을 성인으로 추앙하고, 사냥꾼 협회를 만들어 사냥을 윤리적 행위로 포장한다. 사냥을 지속하기 위해, 윤리와 종교를 덧씌워 거룩한 행위로 만들었다.
현대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기업은 이윤 추구의 목적을 가리고, 지속가능성을 내세워 윤리적 이미지를 강조한다. 언젠가 찾아봤던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떠올랐다.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나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편안한 도축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사냥꾼 협회 역시, “사냥과 관련된 문화와 윤리, 규율을 수립”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질서와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