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얼마큼의 용기를 가졌을까

뉴필로소퍼
뉴필로소퍼 인증된 계정 · 일상을 철학하다
2023/07/03
이 시대의 요구가 얼마나 이상하고 유감스럽건 간에, 
정직하게 그 짐을 떠안는 용기야말로 우리를 우리답게 만든다.

나는 영웅이 아닐지도 몰라

나치 경례를 거부하는 아우구스트 란트메서 클로즈업 사진, 1936년
칸트의 사상을 읽어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한 갈래는 그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결과에 비정상적으로 무관심했다고 보는 해석이다. 노르웨이계 미국인 철학자 헬가 바르덴은 2010년 발표한 <칸트와 문 앞 살인자에게 거짓말하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치 독일과 같은 권력의 경우 ‘정당한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환경에서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출구가 결코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바르덴은 나치 치하 유럽에서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을 예시로 든다. 레지스탕스에 참여하는 것은 위험하고도 용기 있는 행동이었고, 레지스탕스 전사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가히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을 수행하면서 훗날 국가 영웅으로 추대되었다. 그런데 그들 중 상당수가 전쟁 이후 심각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에 시달렸다. 그들의 행동에 쏟아지는 칭송은 “침략자에 폭력적으로 맞선 영웅적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음에도, 영웅들은 자신들의 공적과 영웅의 지위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 고통은 순전히 트라우마의 결과였을까? 바르덴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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