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덮친 화마처럼 기후위기도 언제든 우리를 덮칠 수 있다.
2022/03/08
산불이 며칠째 동해안 삼림을 집어삼키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몇 배, 서울 면적의 몇 퍼센트....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피해면적 증가분은 감히 그 크기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10년 내 산불 중 최고라는 보도를 보면 그 피해가 얼마인지 어렴풋한 짐작만이 가능할 뿐이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진이 되지 않은 상태라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이다.
지난주부터 울진과 강릉 일대에서 번지기 시작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까지 무섭게 번져나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자연발화로 보지 않는다. 실제 자연발화의 경우 낙뢰로 인한 것이 많으나 이번 산불의 최초 발화가 시작된 곳의 CCTV를 살펴보면 낙뢰는 없고, 그 시점에 도로를 지난 4대의 자동차를 확인할 수 있다. 산림당국은 이 차량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 차량들 중 한 곳에서 버려진 담배꽁초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무게감을 싣고 있는 것이다. 아직 확실하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이번 산불도 인재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이다.
강릉 산불의 경우에는 원인이 나왔다. 마을 주민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화가 났다는 한 60대 남성이 토치로 불을 지른 것이다. 그의 화풀이는 무서운 화마가 되어 온 동네를 덮쳤다. 수백그루의 나무가 타버린 것으로 모자라 많은 사람이 수십년간 살아온 삶의 터전마저 잿더미로 주저앉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