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에는 조작이 필수적이다

뉴필로소퍼
뉴필로소퍼 인증된 계정 · 일상을 철학하다
2022/08/11

철저한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삶

사회통념의 틀 안에서 
시스템은 기계화된 공예 장인처럼 
완벽성을 추구하며 움직인다.

많은 사람들은 균형이 항상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균형을 잃었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일하고 있거나, 삶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 선택 가능한 것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두루 파악해서 균형 잡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21세기 시민은 항상 철저한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식습관과 운동, 소비와 직장생활 등을 수치화해서 균형을 맞추는 사람들이다. 완벽한 삶이란 소득, 즐거움, 여가, 수명 등 모든 영역의 산출물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관리하는 생활이다. 균형 잡힌 삶을 위해서는 최상의 도구들이 동원된다.
출처: <뉴필로소퍼> 8호

그러나 에세이스트 토마스 프랭크는 《하퍼스 매거진》에 게재한 ‘와퍼의 나라Home of the Whopper’라는 글에서 미국 도시를 에워싸고 있는 식당 체인점들을 비인간적이고 안정적인 무결점적이라고 묘사했다. “모듈형 구조, 조립 라인을 이용한 음식 서비스, 바구니 한 쌍이 붙어 있는 튀김기, 대형 조미료통, 끝을 안으로 접으면 흘리지 않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플라스틱 컵 뚜껑까지, 이것들은 모두 인간 독창성의 승리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도 말했다. “그렇게 극대화된 효율성은 연료, 에어컨, 토지, 쓰레기 매립지 등 다른 부문에서는 엄청난 낭비를 초래했다. 사회통념의 틀 안에서 보면 산업공학의 걸작이지만, 그 틀 밖에서 보면 거기에는 그저 소모되기 위해 존재하는 물건과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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