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의 심연을 들여다보다: 우리 은하 블랙홀 관측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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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인증된 계정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2023/01/05
일러스트: 박재령

인류와 블랙홀의 두 번째 조우

2019년 4월 10일, 인류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천체 이미지 하나가 공개되었습니다. 국내 천문학자들이 포함된 사건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이하 EHT) 연구진이 처녀자리 은하단에 존재하는 가장 거대한 은하 중 하나인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이하 M87*) 관측에 성공한 것이죠. 인류가 처음으로 블랙홀이라는 미지의 존재와 마주하는 순간, 전 세계는 그 이미지가 전해주는 경이로움과 이것을 가능케 한 기술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첫 블랙홀 관측으로부터 만 3년이 넘은 2022년 5월 12일, 마침내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 A*(이하 Sgr A*) 블랙홀 그림자 또한 촬영에 성공하며 그동안 감춰왔던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그림1). 2019년의 성공 경험으로 충분히 예상했던 바이지만, 은하수를 가득 채우고 있는 성간 먼지와 별 등 때문에 관측할 수 있는 시야 확보가 매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얻어냈습니다.
<그림1> M87*과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 Sgr A* (출처 : ESO)
세상에서 제일 큰 망원경, EHT

미지의 존재였던 블랙홀을 관측한 EHT는 6개 대륙에 위치한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여 지구만한 크기의 전파 망원경의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거대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입니다(그림2). 전파망원경은 두 개 이상의 전파망원경을 배열하고 천체에서 받는 신호를 서로 간섭시켜서 거대한 하나의 전파망원경처럼 작동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를 ‘간섭계’라고 합니다. EHT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각 대륙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남극 대륙에서부터 하와이를 거쳐 유럽까지 지구 전역의 망원경을 모두 모아서 전체 지름의 크기와 지구의 지름만한 망원경의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망원경이 지구 표면에 가득 설치돼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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