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주는 퇴행이 기꺼운 이유
2023/01/05
그 퇴행은 남이 보지 못하기에 은밀하지만 유치할 수 있고 그 유치함 덕에 나는 어른이라는 물리적 세월의 축적이 만들어낸 일종의 허울을 벗어던질 수 있다.
소년도 아닌 아이의 언어와 몸짓으로 송이와 마주 앉아 논다. 혀 짧은 소리로 송아. 뚱아. 야아아. 하며. 덕분에 애써 이성으로 제어된 언어를 통해 긴장하는 시간이 그 순간만큼은 소멸하거나 정지한다.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아이와 고양이간의 맥락없는 의성어와 단순한 촉감의 교환.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