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줄거리가 놓인 자리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2/10/16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해가 쨍한 날이 아닌데 누군가 고구마줄거리를 널어놨다. 손이 많이 가는 고구마줄기. 저 껍질을 일일이 까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참 반듯하게도 널었다. 길을 지나고 보니 엇, 저기는 공원 쉼터자리가 아닌가. 한 여름엔 어르신들이 저 자리에 앉아 부채를 부치며 앉아 쉬었다. 바로 옆에는 지붕 있는 쉼터가 있어 한낮엔 낮잠을 자는 어르신도 있었다. 
   
나는 원도심과 신도심의 경계에서 원도심에 살고 있다. 동네는 오래전의 원주민들이 많다. 그들의 나이는 60대 중반에서 90대까지 다양하고 어른을 대하는 예의 분위기가 있다. 신도심의 20층이 넘는 아파트가 여러 단지 모인 것과 달리 15층 이내의 아파트가 띄엄띄엄 있다. 따라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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