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는 느닷없이 찾아오는 병과도 같습니다.

Radius
Radius · 인생은 반지름이다
2021/11/26
# 23년 전

"3개월만 열심히 일하면 정직원이 되니까 그때까지만 참고 일해줘" 

결국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뜬 눈으로 밤을 세우고 얻은 결론은 구두로 한 약속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더 일하는 것이 무의미했고, 나는 아무 말 없이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전화도 오지 않았다. 그것이 첫 번째 직장생활이었다.   

# 12년 전

"상임위가 바뀌었으니까 각자 알아서 판단들 하세요"

세월이 흘러 10년이 지났다. 꾸준히 일했지만 돈을 벌기 보다는 신념 때문에 필요한 일을 했다. 그리고, 선거에서 누군가를 열심히 도왔다. 그는 의원이 되었고, 나는 국회에서 일하게 되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게다가 아내는 임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다. 그만두겠다는 생각 반, 그만두라는 그의 생각이 반이었다. 

퇴직금을 정산하고, 고용센터에 가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마냥 놀수도 없어서 여기저기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어디라도 들어가겠지 하는 생각은 철없는 것이었다. 실업급여가 끊긴 후 아이가 태어났다. 처음 아이를 본 순간, 나는 속절 없이 무너져 내렸다. 시험을 봐서 어디라도 들어가겠다는 생각은 부질없었다. 당장 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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