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앙의 위력 -
2022/06/10
추앙은 사랑보다 훨씬 위력적으로 들린다. 사랑은 이미 우리 각자가 던져진 구조 속에서, 너무 익숙하게 개인화되어 해석되기에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이를테면, 날 끝없이 사랑해줘, 날 영원히 사랑해줘, 날 사랑으로 사랑해줘 이런 말들은 나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줘 라는 말 만큼이나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날 추앙해요. 이 말은 어떤가. 일단 말 자체가 너무 괴이롭다. 괴상한데 경이롭다. 그렇게 많은 글을 썼건만 단 한 번도 이 단어를 쓴 적이 없다. 그리고 혀를 사용해서 이것을 음성으로 구현화 시킨 적도 없는데, 날 추앙해요 라니. 이건 잔잔하기 짝이 없는 나의 언어 세계에 치명적 균열을 일으켰다.
날 추앙해요. 사랑이 구식이 되어 버린 시절 속에 이보다 적절한 말이 있을까. 추앙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