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민주주의의 몰락 : 은하영웅전설의 경우

앞서 글에서(민주주의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제도적 측면에서 살펴본 민주주의의 약점 by 정재웅 - 얼룩소 alookso) 우리는 제도로서 민주공화정과 이러한 민주공화정을 구성하는 두 정치체제인 민주정과 공화정이 어떠한 성격을 지니며 어떻게 몰락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글에서는 이제 민주공화정이 자체의 어떠한 제도적 문제로 인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몰락하게 되는지를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 은하영웅전설의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살펴보려 한다. 우선 이 글에서는 민주공화정, 민주정, 공화정을 모두 통칭하여 민주주의로 칭하려 한다. 이미 앞에서 이에 대해 살펴보았기에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용어로 칭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은하영웅전설은 일본 소설가인 다나카 요시키(田中 美樹)가 1980년대에 쓴 SF 소설이다. 사실 SF보다는 스페이스 오페라에 더 가깝지만, 이 둘의 차이를 자세하게 논하는 일은 이 글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이 글에서는 간략하게 다루고 넘어가기로 한다. SF는 실현될 가망이 있는 세계에 대해 과학적, 논리적으로 묘사하는 소설의 한 장르로서, SF는 다시 하드 SF와 소프트 SF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페이스 오페라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모험과 전쟁을 주요 소재로 다룬 것으로 소프트 SF의 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은하영웅전설은 스페이스 오페라보다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 민주정과 독재정에 대한 알레고리로 넘쳐나는 정치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에 우리가 이 글에서 은하영웅전설의 사례로 민주주의 몰락의 과정을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