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화타>가 실존 인물을 다루는 부적절한 방식
2023/02/28
갑자기 또 웹소설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문제의 작품은 <강남화타>.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묘재’라는 필명으로 웹소설 작가로 활동할 때 썼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실존 연예인을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오로지 성적 쾌락이나 연애 감정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며 논란이 일어났다.
장예찬 후보는 논란 직후 <강남화타>는 판타지 소설일 뿐이라며, 현실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판타지 소설에서 내용으로 문제 삼으면 만들 수 있는 창작물은 없을 것이라 말하며, 왜 판타지 소설이 작품 내용으로 비판받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개인적으로 황당한 발언이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뒤에 언급하겠다.
무엇이든 논란이 있다면 논란이 일어난 최초의 시점으로 돌아가 봐야 한다. 그가 쓴 <강남화타>가 정말 어떤 작품이고, 실존 연예인을 작품 속에서 어떻게 묘사했는지 알아보려고 살펴봤다. 이번 이슈 관련해 여러 말들이 오가는데 어떤 사람은 <강남화타>를 웹툰이라 하고(실제 웹툰도 있다), 어떤 사람은 야설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19금 판타지라고 한다. 작품에 관한 확인 없이 부정확한 말들만 오가는 것 같아서 과연 어떤 작품인지 읽어봤다.
일단 작품의 스펙부터 살펴보자.
- 제목 : 강남화타
- 연재 기간 : 2015.6.2 ~ 2016.11.28 (총 255회)
- 연재처: 카카오페이지
- 조회수: 카카오페이지 1,517만 / 시리즈 36만
- 내용: 보육원 출신으로 한의사가 된 주인공 ‘한지호’는 자신이 전생에 중국 후한 시대 전설의 명의 화타의 제자였음을 깨닫는다. 화타의 의술뿐 아니라 무공까지 연마하게 된 한지호는 대한민국 강남에서 VIP들을 상대로 현대의학으로 고치지 못하는 불치병을 치료하면서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의료인으로 성장한다.
'차별적 대상화' 보다는 '선택적 대상화'라는 말이 더 적합한 듯 하여, 발행한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단어를 수정하였습니다.
@최성욱 님: 일단 이름 등 설정을 급히 변경하면서 피해가는 모양새입니다.
@실컷 님: 사실 정치인과 연관된 이슈라 그냥 지나치려다 읽어보니 이건 좀 선을 많이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부원 님: 이 소설이 연재하던 당시는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 엔터 자회사가 아니었기도 하고, 수많은 소설이 나오는데 아마 일일이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겁니다. 웹소설 업계 자체가 매출과 성장 지향적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더 크게 성장하려면 이제는 질적 성장도 함께 따라줘야 한다고 봅니다.
웹소설은 독자의 반응이 가장 빠르고 예민한데, 연재 당시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정도 반응들은 있었군요. 놀란 점은 아이유 같은 초대형 연예인이 심지어 카카오 엔터 소속인데 방계인 카카오 웹소설 플랫폼이 이런 모욕적인 묘사를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예술과 문학의 자율성과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 가지고 갈 것도 없이 이건 개똥같은 짓이지요. 창작의 자율성이 이런 짓거리 면피하라고 지켜온 가치가 아닌데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현업에 계신분이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셔서 고맙네요. 진짜 개똥 같은 소리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지. 한심합니다.
어디까지 현실반영 하냐 논쟁에 불붙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