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큰언니 같은 단골집

survivor
survivor · 나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을 것이다.
2023/08/28
그녀는 친정 큰언니 같다.

제철 해물 좋아하는 내가
먹고싶다고 하면
마른안주 맥주집이면서도
수산시장 장봐다가
뚝딱뚝딱 만들어준다.

덕분에 제철 해물 맛나게 먹는 호사를 누리고 산다.

생김치 좋아하는 걸 기억하고
김치 담글 때 마다 맛보러 오라고 하고
1년 내내 똑같은, 식상한 메뉴판 싫어하는 내게
그때그때 매장 냉장고 털어가며 뭔가 만들어준다
출근하느라 음식 만들기 힘들거라며 뭔가 자꾸 싸준다


외동딸로 커서 못 누려 본 마음 씀씀이다.

퇴근 후 지치고 피곤하고 사람에 질릴 때
터벅터벅 찾아가 털썩 주저앉으면
언제나 쉼터를 내준다

금어기 끝난 꽃게 한 번 먹으러 오라길래
발라먹기 귀찮다고 했더니
꽃게찜 하얀 속살 나오게 다 발라서
제비 새끼 먹이듯 입에 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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