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동화 #4) 운명을 가장한 가스라이팅

김재호
김재호 · 안녕하세요.김재호입니다.반갑습니다~
2023/12/14
"직업이 '요정'이시라고요?"

"네. 맞습니다."

"그럼 피고는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죠?"

"사물이나 동물을 다른 모습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요?"

"쥐를 말로, 호박을 마차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없던 물건도 나타나게 할 수 있고요. 쉽게 말해서 마법이죠."

"대단하시군요. 그렇다면 마법은 언제 풀려서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갑니까?"

"그거야 제가 원할 때죠."

"그렇군요. 그런데 왜 신데렐라에게는 12시라는 시간제한을 두신 겁니까?"

"그건......."

"여러분,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이상하죠? 왜 12시까지만 마법이 유지되게 했을까요? 나머지와 다르게 왜 유리구두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었을까요? 저는 처음에 이런 가정을 했습니다. 피고가 한 사람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을 쳤었다는."

"증거 있습니까? 의뢰인은 그저 순수한 마음에서 돕고자 했을 뿐입니다!"

날카로운 변호사가 목소리가 잠시 장내를 환기시켰다.

"그렇군요.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왜 12시라는 마지노선을 두었던 겁니까?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는 사연이라도 있습니까? 왕자와 신데렐라가 함께 더 긴 시간을 가졌다면 공무원들이 구두를 들고 온 나라를 돌아다니는 불필요한 일 따위는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맞죠?"

"네. 그건 그렇죠."

"그나저나 왜 신데렐라를 도와주기로 한 겁니까? 무도회 참석이 진정 그녀를 돕는 행위라고 판단한 근거가 있었습니까? 근본적인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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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 이력 : 삼성전자 (휴대전화 설계),GM대우 (Door Trim 설계),LG전자 (신뢰성, 품질 개선) - 작가 활동 : 스마트 소설집 [도둑년] 발간 제24회 월명문학상 당선 브런치 작가, 헤드라잇 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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