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초기 조선의 상공을 지난 비행기 - 식민지 시기 매체에 등장한 비행기 표상들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4/01/20
운남육군항공학교에서 권기옥이 첫 단독비행에 성공한 직후 찍은 기념사진. 출처 국가보훈처

근대 초기 조선의 상공을 지난 비행기 - 식민지 시기 매체에 등장한 비행기 표상들
   
과학-기술의 총화로 여겨지던 비행기에 대한 관심은 1930년대 말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19세기 말부터, 조선에서도 1910년대부터 비행기는 강력한 테크놀로지의 집합체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다. 비행기는 과학-기술이 가장 집약적으로 응축된 형태의 기계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즉 비행기는 인간의 과학-기술이 자연을 정복하는 거대한 힘을 환유하는 이미지로 작동했다. 

유럽과 일본에서처럼 식민지 조선에서도 비행기를 통해 과학과 힘을 상징적으로 불러내는 시도는 이미 1910년대의 매체에서 발견된다. 최남선이 발행한 잡지 『소년』과 『청춘』뿐만 아니라 1910∼30년대를 아우르며 계속적으로 등장하는 『매일신보』의 광고들에서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소년』(1908. 8. ∼ 1911. 5.) 과 『청춘』(1914. 10. ∼ 1918. 9.)은 아직 근대 매체가 활발하게 등장하기 이전인 1910년대에 만들어진 종합교양지이다. 인쇄매체가 흔하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소년』(최남선)과 『청춘』에는 여느 잡지보다도 시각 자료가 많이 집적되어 있다. 『소년』(최남선)과 『청춘』은 “‘읽는’ 잡지라기보다 ‘보는’ 잡지를 표방”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진과 도판, 기호, 도형 등이 많이 실려 있다. 또한 『소년』(최남선)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1910년대 조선의 잡지가 감당할 수 있는 과학의 최대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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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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