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고민상담소 사연 “부모 같지도 않은 부모”

평범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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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0
#2022년 10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 60번째 사연입니다. 한연화씨는 알바노조 조합원이자 노동당 평당원입니다. 뼈때리는 고민상담소는 이번 60회를 끝으로 시즌1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1년 3개월간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타골 사연을 소개해준 한연화씨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연화씨는 그동안 사연들에 대해 직설적인 견해를 피력해오면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봤던 좋은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평범한미디어는 반드시 시즌2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칼럼니스트] 매번 느끼는 건데 이번에도 역대급 사연이 들어왔네. 하핫. 내가 이래서 술을 못 끊는다니까. 상담하다 보면 이거 술을 안 먹으면 상담이 안 돼요. 안 돼. 왜냐? 안 그러면 내가 내 성질 못 이겨서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앞에 있는 것들 다 던질 수가 있거든. 각설하고. 일단 정말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부터 해주고 싶네. 그동안 부모 같지도 않은 부모 밑에서 고생 많았을텐데 이제 인연 끊는 마당이니 온전히 스스로를 위해 살아. 행여 언젠가 결혼을 하거나 자식을 낳게 된다면 당신 부모와는 다른 좋은 배우자, 좋은 부모가 되도록 하고.
그러고 보니 노동당 당원이 이런 소리 하면 욕먹으려나? 단적으로 말하자면 “가난하면 자식을 안 낳는 게 맞다”고 생각해. 좌파정당 당원이 이런 소리 한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 그러고도 네가 사회주의자냐? 노동계급을 혐오하는 게 말이 되냐? 가난하면 자식 낳지 말라는 게 우생학이 아니면 뭐냐? 가난하면 자식 낳지 말라는 그 말이 장애가 있으면 자식 낳지 말라는 말과 뭐가 다르냐? 난리 난리 개난리가 날 게 뻔한데 미리 말해두지. 나는 노동계급을 혐오한 적이 없고 나 역시 경비노동자의 자식이고 현재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청소 및 가사노동자야. 내가 노동계급 혐오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이쯤 말해두기로 하고. 내가 왜 가난하면 자식 낳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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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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