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승 · 반갑습니다. 수준높은 담론에 목마른
2023/05/23
2차대전이후 지금의 질서체계에서 미국은 단 한 번도 외국의 내정간섭해서 성공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미국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미국이 너무 유능해서다. 

미국은 자신들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했으며,  자신들이 간섭하고 싶어하는 나라가 가진 기존의 모든 서사를 다 무시해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깔고 싶어했다. 

그 결과 이란에서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지도자를 쿠테타를 사주해서 팔래비를 앉혔고, 결국 팔래비가 25년 집권하다 쫓겨난 이후로, 44년째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만들고 있다. 이란은 아리안족이라서 본질적으로 서방과 혈통적으로 가깝고,  중동에서 가장 서구적 스탠다드가 통할 수 있는 나라였는데, 그 잠재력을 다 날려버린 거다. 

아직도 우리는 소련이 아프간 침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소련은 아프간침공을 한 적이 없다. 아프간의 사회주의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사우디 극단주의 세력을 미국이 도와서 그들이 정상적인 선거로 선출된 정부를 물리적인 힘으로 전복시키려고 시도하니까, 아프간정부가 소련에게 도움을 요청한 거다.  결국 아프간은 미국과 무슬림원리주의자들에 의해 정복되었고, 그 원리주의자들은 2001년 뉴욕에서 9.11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국은 자신들이 세워준 탈레반을 치기 위해서 아프간에 쳐들어갔고, 천문학적 전쟁비용과 어마어마한 전쟁상이용사(아프간참전후 자살하거나 약물중독된 미국 참전군인 숫자를 보라)를 남긴채, 굴욕적으로 후퇴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어떠한가,  누가봐도 외세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베트남에 정통성이나 국민적 지지가 전혀 없는 허수아비 정부를 세우고, 버티다가 역시나 금태환을 포기할 정도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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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관심이 깊은 온갖 것에 다 끼고 싶어하는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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