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엔 손만두장칼국수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21
대설주의보가 연거퍼 이틀이나 떴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하염없이 눈이 내린다. 이젠 눈이 지겹도록 자주 온다. 눈에 파묻혔다. 눈 땜에 길이 끊겼다. 그런 건 얘깃거리도 못 된다. 크리스마스 카드 같은 풍경 사진 찍기도 지쳤다.

내리는 눈을 보다가 문득,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국수는 모름지기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밀어 송송 썬 면으로 끓이는 손칼국수가 제 맛이지.
시어머님 계실 땐 명절에 모였다 헤어질 땐 꼭 칼국수를 먹고 집에 가는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머님은 넓은 상을 펴시고 길다란 홍두깨도 반죽을 미셨다. 밀가루를 수시로 술술 뿌리며 밀고 또 밀면 반죽은 점점 넓어지고 얇아져서 마침내 국수 만들기 알맞은 두께에 이른다. 둘둘 말아 칼로 알맞은 간격으로 썰어주면 칼국수면이 완성된다. 이때 불 위에는 멸치 육수가 한 솥 펄펄 끓고 있어야 하고.
썬 국수면을 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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