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의 파고를 넘어 -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창비

안정인
안정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삶
2023/10/19

매혹적인 소설의 3가지 특징

가만 보니 매혹적인 소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로 꼽는 건 가독성이다. 유튜브, SNS, 넷플릭스 등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것들이 도처에 깔린 시대다. ‘읽고 쓰기’를 삶의 중심에 놓고 있는 나조차도 책으로 시선을 옮기는 게 쉽지는 않다.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도입부, 주위의 방해에도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야말로 요즘 시대 소설이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이다.
두 번째는 새로움이다. 주제의 새로움, 소재의 새로움, 기법의 새로움, 형식의 새로움 무엇이라도 상관없다. 몰랐던, 알지만 모른 척했던, 혹은 모르고 싶었던 낯선 세계를 보여주는 소설에 마음이 뺏긴다. 반복적인 일상에 벼락처럼 내리 꽂히는 신선한 충격, 문학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밑줄을 긋고 싶은 매력적인 문장이 많다면 금상첨화​!

세 번째는 공감 가는 인물이다. 나와 유사점이 있거나 나를 돌아보게 되는 등장인물, 왠지 마음이 가고 말을 건네고 싶은 그와 그녀를 만날 때 책이 더 좋아진다.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다. 전형적인 인물처럼 보여도 그 사람만의 고유함, 사랑스러움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그/녀는 소설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와 내 옆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이 된다.

무려 30만부가 팔렸다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 출판사 제공

어라, 첫 문장 좀 보소

2022년 9월에 출간된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여전히 서점가의 초대박 베스트셀러다. 무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의 추천 도서고, 지난달 평산책방 첫 문화행...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책을 통해 세상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를 들여다봅니다. 삶과 앎이 분리되지 않는, 삶을 돌보는 기예로서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고, 독립출판물 『영국탐구생활』을 썼습니다.
20
팔로워 86
팔로잉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