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민
김환민 인증된 계정 · 사회운동가
2023/08/16
실패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출현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부쩍 보게 되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나틀않과 우틀않입니다. 나(우리)는 틀리지 않았다의 줄임말인데,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면서 타인을 비판할 때 동원됩니다. 이게 나름 유행어 반열에 올랐을 정도니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걸 다들 체감하고 있다는 거겠죠. 그런데 타인의 '회피 경향'은 이렇게 비판할 줄 아시지만 자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비판하는 것도 그 정도로들 하고 계실까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논쟁에서 상대방의 말꼬리 하나만 잡아도 그 주장은 틀린 게 되지만, 아무튼 나는 결과적으로 맞았다는 사람들을 요즘은 정말 자주 접하게 됩니다.
 당장 현재 정부가 그렇습니다. 얼마 전 '새만금 잼버리'가 준비 미흡으로 굉장히 형편없게 치러졌는데, 이에 대한 정부 반응은 '문재인 때문이다' 였습니다. 경제 문제도 외교 문제도 모든 현안은 잘못되면 전 정부가 잘못해서 지금까지 해결을 못하고 쌓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정부 지지층에서도 관찰됩니다. 반일 정서를 강하게 가지던 분이 현 정권을 지지하다 보니 갑자기 일본 제국주의까지 옹호하질 않나, 이재명 후보가 싫어서 어쩔 수 없이 윤석열에게 투표했다던 '문재인 지지자'라는 분들이 이제 또 갑자기 윤석열이 맞았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하고 나섭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답은 '자신의 행동이나 논리, 믿음에 모순이 있거나 틀림이 있다는 것을 인지는 했지만, 그걸 인정하기에는 심리적 불편이 있기에 자기합리화를 한다' 입니다. 이런 분들도 대부분 자기 주장 등에 어폐 즉 약점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면 '진 것'이 되기 때문에 인지부조화와 확증편향 등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자기 실패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나는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이재명이 아닌 윤석열을 뽑았지만, 지금 와서 보니까 문재인은 재앙이 맞았고 윤석열은 잘하고 있다'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죠. 페미니즘 백래시 얘기...
김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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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게임, 문화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전문가 활동 및 노동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sinc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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