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엔 씨가 없어요" 당신은 음식을 어디까지 아십니까?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5/05
▲ 개구리 스틸컷 ⓒ 반짝다큐페스티발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먹는 것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이 땅으로부터 나온다. 다시 그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농업이다. 땅에 식물을 심고 길러 수확하여 거두는 일, 일용할 양식을 얻기까지 거쳐야 하는 일을 우리는 농사라 부른다. 농사가 그저 생존을 넘어 산업의 일환으로 자리잡고, 파종부터 수확, 나아가 유통에 이르기까지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아 전진을 거듭하는 것이 오늘의 농업이다.
 
농업 또한 산업의 일환인 만큼 효율을 무시할 수 없다. 병충해에 강하고 잘 자라는 품종으로 종자를 개량하고, 연구소에서 씨앗을 대량으로 구입해 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지방의 몰락과 농촌의 고령화에 따라 농업은 그 모습을 급격하게 바꾸어나가고 있다. 기계와 외국인노동자가 개입되는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농부들은 경영자로서의 일면을 점차 갖춰나가게 되는 것이다.
 
어디 농부뿐일까. 농산물을 소비하는 대중들은 농업과 관계된 기억을 갖지 못한 채로 성장하여 어른이 된다. 급기야 죽을 때까지 농업을 전혀 알지 못하고 죽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반 세기 쯤 전만 해도 국민 대다수가 농사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기억을 가지고 있었으나, 오늘에 이르러 주요한 농사법조차 알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농업과 멀리 떨어져 있으니 농산물과 관계 맺을 일 또한 없다. 고구마가 나무에서 열리고 토마토엔 씨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지방이 얼마가 들었네, 탄수화물은 또 얼마가 들었네, 제 몸에 작용하는 것은 빠삭하게 알면서도 그 농산물이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제 식탁 위에 올랐는지는 놀랄 만큼 무지한 것이 현실이다.
 
파괴가 인간의 본성? 그래도 다른 길은 있겠지

제2회 반짝다큐페스티발 여섯 번째 섹션에서 소개된 <개구리>는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던 농업의 일면을 다룬 26분짜리 다큐멘터리다. 지난 수년 동안 농사를 지었다는 청년 송병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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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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