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글리시 세계로부터의 탈출-13_베껴쓰기라는 묘약

정찬용
정찬용 인증된 계정 ·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사람
2023/06/02
쓰기 훈련에 앞서

쓰기는 언어 스킬의 네가지 영역 중 가장 마지막에 습득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국어 습득 과정을 돌아보면 그때도 역시 그랬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러면 모국어를 배울 때 쓰기 전에는 뭘 했을까요? 바로 읽기입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쓰기의 바탕이 단단해집니다. 책을 좋아하는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의 경우에는 대개 엄청난 양의 독서가 쓰기를 거의 완성해주기도 합니다. 영어로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어 읽기 능력이 갖춰지고 난 뒤, 가능한 한 많은 책을 읽는 것으로도 사실 영어로 글을 쓰는 능력을 갖추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개는 모국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어로 글 읽기가 되어도 쓰기 능력이 저절로 생길 만큼 많은 책을 읽게 되지는 않습니다. 즉, 영어로 글을 읽는 능력을 갖추는 게 일단 필요하고, 그게 된 연후에 별도의 쓰기 훈련에 돌입해야 쓰기 능력이 갖춰집니다.

베껴쓰기라는 묘약

지금도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초등학교에서는 문장을 베껴 써 오는 숙제를 냈었습니다. 교과서의 일부분을 그대로 공책에 써 오는 것이었는데, 아이들의 손이라서 곱게 쓰는 것 자체도 힘들었고, 그 행위가 그리 재미가 있는 게 아니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하기 싫어했었죠. 그런데 이게 사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쓰기 능력을 키우는 아주 좋은 그리고 별 다른 설명없이 하기 쉬운 훈련이었기 때문입니다.
베껴쓰기의 대상으로 선정된 글은 잘 씌어진 글이고, 따라서, 글의 구조나 어법, 맞춤법 같은 것이 완벽했습니다. 그것을 베껴쓰다보면 눈으로 읽을 때 들어오지 않았던 혹은 들어오기 힘든 글의 여러가지 디테일이 감지됩니다.  철자에서부터 시작해서 각종 문장 부호들, 띄어쓰기 법칙, 자주 등장하는 기능어 등등에서부터 조금은 복잡한 어법들까지 모두 눈의 속도보다 훨씬 느린 손의 속도를 통해 매우 자세하게 인식됩니다.  그리하여 굳이 별도의 문법 법칙 수업 없이도 초등생들이 일기를 쓰고 독후감을 쓸 수 있었던 겁니다.
마찬가지 훈련을 그대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사실은 넌 영어 바보가 아니야', '대한민국의 미친 엄마들' 등의 저자. 지금도 강남역 인근에서 영어 성공자들 꾸준히 배출 중인 영어 잘하게 만드는 분야 고수임.
41
팔로워 50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