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공간의 강제성에 대하여

백승권
백승권 인증된 계정 · Writer & Copywriter
2023/09/04
변신


영화 변신은 이사 후 악마를 경험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집안 곳곳, 매일 기거하는 평범한 일상의 공간 속에서 가족은 악마의 표정으로 돌변하며 서로에게 욕설을 내뱉고 비난과 멸시를 쏟으며 극단적인 폭력을 퍼붓는다. 악마는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변신하여 혼란의 장을 창조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침묵과 무의식을 헤집어 진실의 언변과 행동을 분출한다.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바라는 것만 많은 자식새끼들. 등골 빠지게 차렸건만 주는 대로 처먹지 않는 자식새끼들. 한결 같이 다정하고 배려심 많고 선하게 웃는 얼굴을 뒤집고 남편을 향해 괴력으로 망치로 내리치는 아내(장영남), 선한 성품과 사람 좋은 웃음을 폐기하고 아내를 집어던지는 남편(성동일), 짐만 되는 동생(조이현, 김강훈)들이 나가 죽었으면 하는 언니(김혜준), 잠든 어른의 얼굴에 흉기를 들이대는 아이... 악마는 어느 날 갑자기 낡은 집에 찾아와 서로에게 깃든 게 아닌 모두의 내면 안에서 오랜 기간 웅크리고 있었다. 악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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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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