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들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8/12
옷쟁이 흔적

37년 옷쟁이에게 옷 만큼은 부자다. 매장을 접고 이사 할 때 제일 많이 버린 게 청바지다. 청바지를 좋아하는 나, 그러고도 아직 청바지는 17벌 이다.
'원피스를 입을까?'
이 옷 저 옷 대어 보다가 결론은 항상 청바지다. 긴 것, 짧은 것, 통 넓은 것, 스키니 한 진, 찢어진 청바지까지 여러 벌이 있다.
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핫팬츠처럼 짧은 청바지를 입고 동네 뒷산을 등산했다.

태풍 흔적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확연히 공기가 달라진 걸 느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등산 때 유난스럽던 하루살이 같은 날벌레도 보이지 않는다.
쓰러진 나무는 속이 썩어 있다. 마침내 태풍을 못 이긴 흔적이다.
이끼 낀 그루터기는 늘 같은 자리에 있다. 그루터기에 앉아쉬며 같이 산을 타던 남편 얼굴이 떠오른다. 등산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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